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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람의 눈은
카메라의 렌즈와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
렌즈처럼 앵글에 비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투과시키지는 않는다.
가령 석양에 물든 산자락을 넋을 잃고 바라 볼 때도
자연의 풍광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다.
본인 스스로는 마음을 비우고 본다 생각할 지라도, 실상은 바라보는 대상 위에
영혼의 얇은 막을 무의식적으로 덮어 씌운다.
그 얇은 막이란
어느사이엔가 성격이 되어버린 습관적인 감각, 찰나의 기분, 다양한 기억의 편린 들이다.
풍영 위에 이러한 막을 얹고, 막 너머를 희미하게 바라보는 것이다.
즉 인간이 바라보는 세계란
이미 그 사람의 일부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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