저녁, 그 시간이 그렇다. 하루의 끝자락에서 온갖 감정들이 물밀듯 밀려오는 시간. 뭔가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배어 있기도 하고, 하루를 다 살았다는 묘한 안도가 깃들기도 한다. 김사인시인의 시를 읽으며 떠오르는 건 그 '그냥 있음'의 위로다. 이도 저도 아닌 저녁, 철 이른 낙엽이 내 곁에 내려앉은 것처럼 말이다. 사람들은 종종 거창한 말과 행동으로 위로하려한다. "힘내세요." "다 잘될 거예요." 같은 말들 말이다.하지만, 때로는 말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. 그것은 그냥 있는 것이다. 아무 말 없이, 옆에서 같이 그저 있어주는 것. 시인은 그 순간을 "고맙다"고 말한다. 사실, 이런 단순한 것이 진짜 위로라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는다. 위로는 '곁에 있음'에서 온다어린 시절로 돌아가 보자. 아이가 넘어..